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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간호사] 마취회복실 간호사
글쓴이 관리자 (IP: *.44.188.22) 작성일 2023-03-07 14:44 조회수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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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사우디를 거처 현재는 미국 뉴욕에서 근무중인 11년차 간호사 한민경이라고 합니다.

13년도 한국에서 간호 학사 학위를 취득 후, 종합병원 마취회복실에서 간호사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막연하게 마취과 간호사를 지원했는데 운 좋게도 원하는 부서에서 간호사로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마취과는 저에게 정말 잘 맞는 부서였고 해당 부서에서 전문적인 커리어를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대학원 진학 등 여러 방향을 고민한 끝에 미국에 CRNA라는 마취전문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미국 간호사가 되는 방법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사우디아라비아 간호사 취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코사솔루션을 알게 되었습니다. 5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65월 사우디아라비아 MNGHA, KAMC-Riyadh에 취업해 PACU 간호사로 3년간 근무하였고, 추후 미국 대학원 진학을 위해 2019년 말 중환자실 경력을 쌓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현재는 미국에서 MICU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 사우디에 가기 전에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사우디 병원 policy를 참고하며 간호 술기를 직접 말로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단순히 간호 지식을 복습하는 게 아니라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하면서 실제로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하게 되는 여러 시험들(Competency test)을 똑같이 준비했습니다. 바쁜 한국 임상에서 기계적으로 하던 일들을 단계별로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며 공부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영어로 된 의학용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외국 임상에서 전문용어를 사용해 의료진들과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다양한 표현들을 배우고 복기하며 계속해서 연습했고 실제 근무에 투입되어서 언어표현을 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취업 과정 중 했던 준비들은 해외 취업과 적응에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현재 미국에서의 생활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영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사우디병원에서 근무하셨던 부서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에 있는 왕립병원인 King Abdul-Aziz Medical City-Riyadh 에서 근무하였습니다. 메디컬 시티 내에 여러 병원이 있는데 그중 성인환자를 담당하는 Main 병원에서 근무했습니다. 제가 있었던 부서는 Post Anesthesia Care Unit 으로 마취 후 회복실 입니다. 한국 마취과와 다른 점은 한국은 수술실에서 마취환자도 보는 반면에 이곳에서는 수술 후 회복실 환자간호만 담당했습니다.

병원 내에 수술실이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Main OR/PACU(11beds)가 있고, Satellite Unit으로 Day Care Surgery(4 beds), Surgical Tower(OS Op./ 5 beds), LnD(C-Section Op./ 3 beds)가 있습니다. 출근하면 PACU 네 곳 중 당일 날 배정되는 곳에 가서 일했습니다.

병원 규모가 크고, 다양한 수술들을 진행하기 때문에, 심장 수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술 케이스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4> 병원 외에 생활은 어떠셨나요?

숙소와 휴가, 급여 면에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보냈습니다.

병원에서 의료진들에게 제공하는 컴파운드라고 불리는 숙소가 3-4곳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당시에 병원 소속 대학교 기숙사인 KSAU에 배정받았습니다. 아파트 형식으로 하우스 메이트 와 거실과 주방을 공유하는 형태였는데 평수가 넓고 방과 화장실이 각자 따로 있어 교대 근무하는 두 간호사가 함께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제가 한국으로 돌아올 즈음, 한국인들을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숙소로 옮겨주어, 현재 리야드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수영장과 Gym이 있는 좋은 숙소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휴가를 활용하여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1년에 기본 휴가가 60일 가량 되기에 어느 나라로든 장기 휴가 가는 것이 가능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에 위치해 있어서, 유럽이나 다른 중동 국가로 여행가기 너무 좋았기 때문에 저는 오프만 생기면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경비가 절약되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비해 월급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기숙사가 제공되고 수도, 전기, 가스 등이 무료이며 출퇴근 버스로 출퇴근 교통편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습니다. 공과금이나 월세 등 제반 비용을 신경을 쓸 필요가 없게 되면서 시간적, 금전적으로 많은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돈과 시간을 온전히 여행과 새로운 경험들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우디에서 보낸 3년이 너무나 즐거웠고 좋았습니다. 단순하게 경력이나 금전적인 것뿐만 아니라 중동에 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남들이 쉽게 얻지 못하는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5> 사우디 생활이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저는 사우디에서 일하고 생활하면서 크게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다만,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소소한 불편함을 들자면, 현재는 많이 바뀌었다고 알고 있지만 제가 일했던 당시에는 야외활동 간 전신을 가리는 옷인 아바야가 필수였고 머리를 가리지 않고 다니면 종교 경찰이 ‘Cover your hair’라고 지적하는 것이 불편함이라면 불편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동의, 사우디의 문화이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소위 말하는 인샬라문화로 한국처럼 일 처리가 바로바로 빠르게 되지 않을 때가 있어서 그런 점이 힘들었습니다. 그 외에는 특별하게 어려운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6> 사우디에서 한국으로 들어오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의 목표인, 미국에서 마취전문간호사를 하려면 외과계 또는 내과계 중환자실 경력 혹은 응급실 경력이 필요합니다.

당시 저는 마취 회복실 (PACU) 경력밖에 없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병원에서 ICU로 부서이동을 하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Cardiac ICU밖에 자리가 없었습니다. CICU로 부서를 이동하기에는 제가 지금까지 보던 환자들과 너무 달랐고, 어쩔 수 없이 당시 중환자실로 바로 취업이 가능한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7> 미국 병원 취업은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한국에 들어와서, 계획대로 대학병원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1년 반 정도 근무를 했습니다. 비교적 비용이 덜 드는 미국 다이렉트 에이전시 한곳과 계약하고 경력을 쌓으면서 간호사 이민준비를 시작했습니다.

COVID 19 판데믹으로 이민 수속이 지연되면서 파견간호사 일을 1년 정도 하다가, 20229월에 미국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8>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경력이 미국 취업/생활에 도움이 되었나요?

미국 에이전시와 계약할 때, 병원 임상에서 중증환자를 보는 중환자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겠다고 계약을 했는데, 미국에 가기 전 코로나 파견 간호사를 하면서 병원 경력이 1년 이상 공백이 생겼습니다. 제가 에이전시와 약속을 지키지 못 한 상황이 되었고, 뉴욕에 도착했을 때 에이전시로부터 이 경력 공백으로 인해 병원에서 근무할 수 없고 널싱홈에 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했지만, 에이전시에는 병원에 이력서만 제출해주면 인터뷰를 봐서 일을 잡아보겠다고 했습니다.

병원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고, 담당자가 특히 제 사우디 경력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한국에서의 간호사 경력 뿐 아니라 그 외의 국가에서 간호사 경력이 있다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사우디에서 근무했던 병원이 JCI 인증 병원이라는 점과 미국과 같은 시스템에서 영어를 쓰며 근무했다는 사실이 미국 병원에서 일하는데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또한 인터뷰를 봤던 병원 Supervisor가 제 이력을 보고 너는 어떤 셋팅에서도 일 할 수 있겠다라는 의견을 주며 인터뷰를 길게 안 하고 바로 출근을 하라고 해서 다행히 널싱홈에 가지 않고 계획했던 대로 현재 병원의 내과계 중환자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9> 현재 근무하고 계신 병원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저는 지금 에이전시 소속 간호사로, 뉴욕 주의 롱아일랜드에 있는 Nassau University Medical Center MICU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은 Level 1 Trauma Center로 중증도가 높아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들을 보는 병원입니다. 추후에 에이전시와의 계약 종료 후 다른 병원 지원시에 Level 1 Trauma Center 중환자실에서의 근무경력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0> 결론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간호사 추천 하시나요?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 근무 환경과 상황이 제가 근무했을 때와 많이 달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가 더 개방되어서 제가 지냈을 때보다는 좀 더 자유로워졌지만, 판데믹 이후 간호사 부족으로 인해 추가 근무가 많아졌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사우디아라비아에 간호사로 가는 것을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 본인의 가치관과 목표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우선순위에 따라 생각했을 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것이 다른 나라보다 확실한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낮은 근무환경, 휴가나 금전적인 부분이 장점일 수 있겠네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시기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취업했던 간호사들 중 몇몇은 아직도 사우디아라비아 병원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에서 경력을 쌓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그럴 바에 차라리 미국에 바로 가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최종 목적지가 미국인데 왜 사우디로 돌아가냐고 묻습니다.

저에게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간호사 경험은 완충제로서, 단순히 영어를 사용하고 미국과의 셋팅이 같다는 점 뿐 아니라 해외에서 산다는 것에 대해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엘츠, 토플 등 영어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는다고 외국에 거주하고 적응하고 사는 게 기능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직업을 구하고 일을 하려면, 업무와 연관한 언어구사능력이 가장 중요한데 저는 이미 사우디에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경력을 쌓으면서 언어적으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상황에 대해, 새로운 문화에 대해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받는 스트레스 강도도 처음보다 줄어들었습니다. ‘내가 사우디에서도 살아봤는데 여기서도 못 살겠어?’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은 어디에 가더라도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잠깐 처음이니까 잘 몰라서 조금 헤매고 힘 든거지, 금방 나아질 거야.’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것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사우디아라비아 경력을 통해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은, 어디서든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새로운 것들에 대해 쉽게 접근하게 되었다는 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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